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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금강경 오해 59

도올은 이렇게 말한다.

離相寂滅分 第十四

14-1. 爾時, 須菩提聞說是經, 深解義趣, 涕淚悲泣而白佛言: 佛說如是深解經典, 我從昔來所得慧眼, 未曾得聞如是之經.

제 14 분 상을 떠나 영원으로

14-1.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그 의취를 깊게 깨달아 눈물흘려 흐느끼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정말 드믄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깊고 깊은 경전을 설하신다는 것은! 저는 예로부터 얻은 바의 혜안으로도 이와 같은 경을 얻어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강해] ·····. 이 14분이야말로 여태까지의 우리의 논의를 전체적으로 반추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分이라 할 수 있다. ·····. 특별히 재미있는 점은 그 묘사가 매우 감성적이라는 것이다. ····· 여기 “深解義趣, 涕淚悲泣” ·····, 문자 그대로 직역하면 “ 콧물·눈물 다 흘리고 슬피 흐느끼며”가 되는 이런 표현인 것이다. ·····.

우리 독자들도 여기쯤 오면 한번 깊게 통곡할 만큼 깨달음이 오지 않았을까?

--- 이 분의 제목인 離相寂滅을 도올이 ‘상을 떠나 영원으로’라고 멋들어진 우리말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 한문제목이 멋들어지다고 느끼는 건 독자들의 몫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멋들어진 제목이 어째서 이렇게 멋들어진 제목이 될 수 있는지 그 까닭은 밝혔어야 한다. 이 分이 뭔 상을 떠나 뭔 영원으로 가는 걸 가르치는 건지는 설명했어야 한다. 그러나 구태여 설명할 필요없이 이 分을 다 읽어보면 알 수 있단다면, 그럼 읽어보자. 대체 영원은 相이 아니라 뭐란다고, 이 상이 이 영원이란 상으로 떠난다는 것인지.

우짰든지 이 금강경을 읽고 “深解義趣, 涕淚悲泣”, 이 금강이 가르키는 석가여래가 깨달은 의취를 깊게 아는 깨달음으로 통곡하려면 이 한문원전을 도올처럼 해석하여 설명해서는 어림없지 싶다. 혹 도올은 구마라십의 한문 원전을 일고 눈물·콧물 흘리며 대성통곡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도올의 설명으로는 아무래도 아니지 싶다. 왜냐면 이 分이 특별히 재미있게 “深解義趣, 涕淚悲泣”이라고 감성적인 표현으로 석가여래가 깨달은 의취를 표현하긴 했다지만, 도올의 설명은 석가여래가 깨달은 의취와는 아득한 오해의 해석이며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 希有를 ‘드물다’로 해석하여 석가여래가 설명하는 석가여래 자신의 깨달음이 가끔 드믈게라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해 말한다면, 뭐 과거에 있었던 건데 ‘체루비읍’까지 할 것이야 뭐가 있겠는가.

希와 稀는 거의 같은 뜻이긴 하지만 稀有가 아니라 希有란다면 이는 ‘드믈게 있다’가 아니라 ‘바라고 있었다’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세존의 깨달음이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미증유의 깨달음인 것이라서 이를 깊이 안다면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이지 않겠는가?

도올이 한문도사라 해석상의 일을 따지면 내가 당근 어림없는 조족지혈이라 쪽팔릴 것이 겁나 안 따지려 했는데, 뒤로 올수록 금강경의 금강에 대한 [강해]가 없어 어긋난 [강해]를 찝어 낼 게 없기도 하고, 또 도올의 해석이 한문법적으로 맞는지는 몰라도 이 금강의 의취와는 너무 먼 해석을 하므로 어쩔 수 없어 해석상의 일을 따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금강경이 있는 분명한 까닭은 이 금강경의 해석이며 [강해]가 문법적으로 맞든 틀리든, 석가여래가 깨달은 의취에 가깝든 멀든, 오직 이런 것에서 석가여래가 깨달은 의취를 깊이 알아내는 데 있는 것이다. 이 앎을 타인들이 알게끔 도우려면 석가여래가 깨달은 진리의 진실을 말해야 하는 것이지 진리의 진실로 말만 해서는 悲泣의 일은 아득한 것이다. 언어문자는 뜻을 담는 그릇의 格이다. 옛말에 투가리맛이 장맛이란다고 한다지만, 아무리 화려한 언어문자라도 그 뜻의 의취, 意義에 가까운 언어문자가 아니라면 장맛은 아득하고 투가리맛이나 보는,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혹, 이 말을 듣고 한문에 자신이 없어 미리 꼬랑지 내리는 비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생각이 내게 전혀 없는 건 아니라서 사실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 도올같은 한문박사도 내가 보기에 틀리는 해석이 눈에 띄는데, 나야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우짰든지 한문경전에서 한문으로 격의된 석가여래가 깨달은 의취를 깊이 아는 건, 先석가여래 때부터 있어 온 산스크리트 원전의 언어문자에 담긴 석가여래의 깨달음을 바르게 알아내는 것만큼이나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헐!

14-1은 아래와 같이 해석해야 석가여래의 말을 듣고 수보리가 석가여래의 깨달음을 알아들은 말이랄 수 있다. 노상 공자왈 맹자왈 식으로 불전을 이해하려 하는 건 조선식의 왜소함이다. 헐!

14-1. 이 때 수보리는 이 여래법인 금강의 법을 설명하는 말을 듣고, 석가여래가 깨달은 意義를 깊이 알아 소리죽여 눈물을 흘리는 보살로 말했다.

“정말 바라고 바라고 있던 희유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를 이 여래라는 깊고 넓은 법으로 설명하는 건, 제가 살기 전부터 있어 온 것에서 얻은 지혜의 안목으로는, 아직까지 듣고 본 적이 없는 여래의 법입니다.”

須菩提聞說是經, 深解義趣, 涕淚悲泣而白佛言이란 말은 수보리가 지금 석가여래가 설명하는 여래법, 곧 보리살타의 바라밀이라는 연기의 실상이며 진리의 진실이라는 법에 대한 설명을 지금까지 듣고 나서 이를 깊이 이해하여 그동안 수보리 자신이 간절하게 알기를 바라고 바라던 이 모든 존재와 현상에 대한 의문이 풀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작동의 지혜로 있는 中인 ‘보리살타의 부처’, 곧 白佛로 말한다는 것이다. 이 白佛을 ‘보리살타의 부처’로 해석하는 게 석가여래의 깨달음을 담은 말로 말한 말이 분명 맞지만 도올처럼 이 깨달음에 먼 해석의 말을 한다고 해서 이 도올이 해석한 말이 연기의 실상인 여래의 법이 아니 건 아니다. 오직 연기의 실상인 보리살타의 바라밀이다. ---

도올은 이렇게 말한다.

14-2. 世尊! 若復有人得聞是經, 信心淸淨, 則生實相. 當知是人成就第一希有功德.

14-2. 세존이시여! 만약 여기 다시 한 사람이 있어 이 경을 얻어 듣고, 그 믿는 마음이 깨끗하면 곧 참된 모습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제일의 희유공덕을 성취할 것임을 알겠나이다.

[강해] 여기 “참된 모습”은 什譯의 實相인데, 이 實相이 산스크리트원문에서 정확하게 무엇을 가르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 일반적으로 불교에서 實相이라는 말은 眞如와 같은 의미로, “모든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을 의미한다. 본체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 그리고 나카무라는 현존하는 산스크리트 원본보다 什이 저본으로 한 산스크리트 텍스트가 더 古本이었다는 것을 여러 용어의 유무나 변형태로서 입증하고 있다.

---여기서 ‘상을 떠나 영원으로’라는 이 느낌이 일어난 까닭은 없다.

대체 이 문장을 이렇게 해석한다면 이게 뭔 말인가? 이 금강경이 석가여래가 한 말이 아니라 석가여래 후대의 역사적 산물이라 경으로 불리는 건, 이 경이라는 언어의 개념이 저때와 이때가 다를 수 있어 그렇다 치자. 그러나 이 경을 듣는데 ‘얻어 듣는다’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상식적일 것인가? ‘듣는’ 실제를 표현하는 한문문법이 이렇단다면, 내가 한문문법엔 완전 까막눈이니 할 말은 없지만, 이 ‘得’을 이렇게 ‘얻음’이라고만 알아 ‘이 경을 얻어 듣는’ 것에서만 이 ‘제일희유공덕’이 생긴단 대도, 이를 ‘깨달을’ 것이란 대도, 이 경이 있는 까닭의 의취와는 아득한 해석의 말이잖은가? 또 뭘 ‘믿는다’는 것이며, 뭔 마음이랄 것이 깨끗하고 말고 할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깨끗하면 곧 참된 모습’이라는 것이며, 뭔 이런 ‘참된 모습’을 깨닫는단 말인가? [강해]에서 實相이 “모든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을 의미한다니, 맘이 깨끗해야 이 실상을 깨달을 수 있고, 이 깨달음이 사람이 성취할 수 있는 제일로 드믄 공덕이란 말인가? 이게 대체 뭔 말인가? 이는 마치 구태여 불교의 이 금강경이 선 까닭을 바르게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알음알이 따위를 싹 없애버리고 뭔 맘을 텅 비워 깨끗하게 하는 게 불교란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궤의 말이랄 밖에 없다. 실상의 의미가 “모든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임은 맞다. 그러나 이 말은 연기나 진리 등, 이 실상을 실상이게 하는 작동력에 대한 상대적 인식을 표상한 말이다. 즉 이는 범어, 보리살타의 바라밀이라는 말의 바라밀에 당하는 말이며, 요즘의 진리의 상대적 언어인 진실에 당하는 말이다. 信心淸淨則生實相은 범어의 보리살타의 바라밀이라는 말에 담긴 석가여래의 깨달음을 격의 한 말이다.

信心의 뜻을 바르게 보시라. 단지 ‘믿음’이란다고 ‘의심하지 않음’이란 뜻만이 아니다. 信心은 ‘맘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뜻의 이 ‘생각·깨달음’이다.

淸淨은 보리살타라는 말에 담긴 석가여래의 깨달음을 격의한 말이다. 보리살타는 이 모든 존재와 현상을 이 모든 존재와 현상의 삶으로 작동케 하는 작동력이라는 의미를 표상한 말이다. 이는 오직 생각으로만 알 수 있는 생각으로써의 실상이다. 淸淨則生實相은 이 보리살타인 연기·진리의 법으로써의 이 작동력에 의해 생겨난 則으로써의 실상·진실인 바라밀, 곧 보리살타의 바라밀이라는 이 연기의 실상이며 진리의 진실인 지혜작동이라는 말들과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이다.

14-2. 세존이시여. 지혜의 거듭으로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 여래법을 듣고 안 것은, 생각(信心)입니다. 보리살타(淸淨)의 法에 의해 생긴 則으로써의 실상, 곧 연기의 실상인 지혜의 생각입니다. 마땅히 이 실상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성취한 ‘가장 으뜸의 바람으로 있는 공덕’, 곧 보리살타의 반야바라밀인 지혜임을.

여기 흔히 나오는 則은 선불교에서 공안을 이른 말로 쓰인 ‘칙’이다. 하나의 공안은 하나의 칙인 법칙으로써 하나의 보리살타의 바라밀이며 연기의 실상이며 진리의 진실이며 선정이며 지혜며 보시며 지계며 인욕이며 정진으로 작동하는 작동중의 바라밀인 이 법칙이다. 이 하나의 공안인 법칙이 이 모든 존재와 현상으로써의 세계, 곧 중중무진의 시·공간인 삼세에 보편하는 법칙으로써 이 법칙의 거듭 쌓임이 이 세계로써 한 몸이라는 아주 간단한 논리의 법칙이다.

이 분절의 첫머리 若復有(지혜의 거듭으로 있음)며 實相이라는 말은 이를 표상한 말이다.

언어문자에 대한, 언어문자가 표상한 실상의 이 모든 존재와 현상에 대한 진리의 진실을 말하지 않고, 이 언어문자의 과거가 오래되고 안 되고 따위나 가리는 건, 이런 일이 비록 사람 삶의 금강이긴 한 거지만, 이 금강경의 금강인 까닭과는 아득한 것이다. 즉 설령 석가여래가 친히 한 말이란 대도, 이 금강경의 금강을 말한 말이 아니라 다만 금강으로 말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 금강을 아는 진리인식의 깨달음과는 아득한 연기의 실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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