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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소록도에서 함께 살아요

문병하 목사 2020.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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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에 가면 소록로가 있다. 한센씨 병을 가진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한번은 이 소록도 교회 목사님에게 한 노인이 찾아왔다. "저도 이곳에서 살수 있습니까? " 느닷없는 노인의 요청에 목사님은 당황했다. 그리고 물었다. "아니, 노인께서는 정상이신데 왜 굳이 한센씨 환자들과 같이 살려고 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이 사연을 말했다.


그에게는 10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이가 11살 때 한센 병에 걸렸다. 발병사실을 알고 이 아이를 키울 수도 없고 남들 보기에 무섭고 해서 이 아이를 나환자촌이 있다는 소록도로 뎌려다 주려고 길을 나섰다. 멀고도 먼 길을 찾아 배에서 내리자 눈썹빠진 사람, 손가락없는 사람들을 보고 차마 자식을 맡길 수 없어 고민하다가 같이 죽자며 바다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혼자 죽을 테니 아버지는 나가라고 떠미는 바람에 죽지 못하고 부자가 껴안고 같이 울었다. 그리고 맡기고 돌아섰는 데 그 사이 아홉 자식...들을 키우고 손자 손녀도 얻게 얻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이들고 몸이 약해져 자식들 집에 살아야겠는 데 아홉 자식 누구도 아버지를 모시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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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어느날 소록도에 맡긴 아들이 생각나 머나먼 길을 따라 소록도에 왔는데 아들이 멀리서 알아보고 달려와 울면서 아버지를 껴안았다. 아들은 아버지를 안고 울면서 말했다. "제가 여기 살면서 한번도 아버지를 잊은 날이 없없습니다.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40년이나 기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버지, 같이 살아요“ 아버지는 할 말을 잃고 눈물만 흘리면서 말했다. ”이 놈아, 어째서 이 못난 애비를 기다렸느냐. 문둥병 걸렸다고 소록도에 내다 버린 애비를“. 그러자 아들이 말했다. ”아버지, 여기 와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예수님이 모든 것을 용서하셨으니 과거는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어요“ 그리고 제발 지금이라도 부모없는 고아만들지 말라면서고 울었다. 그 잘 키운 아홉 아들들은 아무도 아버지를 안 모시려고 하는 데 아버지가 버린 한센씨 병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살자는 것이었다.


sor1-.jpg » 소록도에 있는, 십자가의 예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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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는 것은 자식들이 어떤 상태가 된 것을 말합니까? 없는 정성, 있는 정성 다 들여서 공들여서 키워났더니 제 실력으로 된 줄 여기고 늙은 부모를 돌아보지 않는 자식, 제 자식은 하늘처럼 여기고 제 부모는 손톱의 때만도 안 여기는 자식, 못해 준 것만 기억하고 매사에 부모 탓하는 자식, 이런 자식들을 키워 놓았다면 자식 농사 잘 못지은 것입니다. 부모의 사랑은 내리사랑입니다. 사람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보다는 자신이 낳은 자식에게 더 감정이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통계청의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만족도(63.9%)보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만족을 느낀다는 비율(71.6%)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sor2-.jpg » 전남 고흥 소록도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부모가 자식에게 한 없이 주는 '내리사랑'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뇌과학적 실마리가 발견했다고 합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쥐를 통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쥐의 경우 '부모'가 되면 보금자리를 만들고, 새끼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새끼 쥐를 보듬어주는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다른 쥐에 대한 관심은 줄어듭니다. 연구진은 부모가 되기 전후의 행동 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는 수컷 쥐를 실험했습니다. 교미 경험이 없는 '젊은이' 수컷 쥐는 다른 새끼 쥐를 물어 죽이는 등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암컷과 교미한 뒤 자신의 새끼가 태어날 때쯤 되면 이런 공격성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연구진은 이같은 쥐의 부모 행동이 뇌 시상하부의 전시각중추(medial preoptic area)와 관련돼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부위는 수컷 쥐의 성적 행동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연구진은 전시각중추 중에서도 '갈라닌'(galanin)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신경세포가 부모 행동과 관련돼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해냈습니다. 갈라닌 발현 세포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자 '젊은이 쥐'도 마치 '아빠 쥐'처럼 공격성이 줄어들고 새끼를 보듬는 행동을 보였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연구진은 암컷 쥐 역시 수컷 쥐와 같은 뇌 부위가 부모 행동을 유도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캐서린 듀락 교수는 "포유류의 부모 행동 같은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세부적인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연구는 언젠가 산후우울증이 있는 엄마와 아기의 유대를 돕는 방법을 고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하나님의 내리 사랑을 본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를 사랑하는 치사랑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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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하 목사
경기도 양주 덕정감리교회 목사, 대전과 의정부 YMCA사무총장으로 시민운동을 하다가 이제는 지역교회를 섬기며 삶의 이야기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찾는 스토리텔러이다. 저서로는 <깊은 묵상 속으로>가 있다.
이메일 : hope03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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