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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인연을 지켜나가세요

일반 조회수 13913 추천수 0 2012.05.14 13:55:06


소중한 인연을 지켜나가세요



걸림 없이 살 줄 알라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내고 형편이 잘 풀린 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리라. -잡보장경



현대인은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위궤양, 고혈압, 심장병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도 합니다. 물론 똑같은 사건사고가 났을 때 반응하는 사람의 스트레스 정도는 각기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사건 자체에 심한 충격을 받아, 오랫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고, 또 어떤 사람은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생각합니다. 


이 차이는 각자의 성격차이도 있지만 경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많이 부딪쳐 본 사람은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을 알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의 상처... 어디에서 가장 많이 받을까요? 


돈, 명예. 나 자신...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상처를 가장 많이 받게 되는 것은 사람에 의해서 일 것입니다.  사람으로 인해 힘들 때 위한을 얻고, 같이 배우며,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뜻하지 않은 갈등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배신’이라는 것에 빠져 크나큰 절망에 빠지기도 하지요.


이럴 때는 심각한 갈등을 느끼고 고뇌에 빠지며,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나 혼자만 생각하고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거미줄처럼 관계가 얽혀져 있을 경우에는 더없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 끈이 엉켜버림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엉켜버린 끈을 미련 없이 잘라버리는 죄를 지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란 끈을 잘라버린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서 힘듭니다. 또다시 새로운 만남이 이어지고 다른 끈을 만들면서 살아가지요. 그러나 또 다른 끈도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그 근본적인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다시 엉킬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것은 즐겁고 좋은 일이지만, 그 인연을 하찮게 여기고 함부로 여긴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맺고 있는 인연의 끈 부모, 형제, 친구... 더 나아가 사회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이 소중한 끈을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까요.


사람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음이 오가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서로 성숙해지며,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소득은 바로 ‘지혜’라고 볼 수 있지요.


지혜는 무조건 상대방의 생각을 다 받을며, 자신을 낮추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들여다봄으로써 서로 간 소통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의 중심점에서 새로운 방향을 알 수 있게 되며 그에 따라 자신의 처신을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서투른 대화법은 불화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분노를 느끼며 냉정을 잃기 쉽습니다. 막말이 오가기도 하며, 상대방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빗나간 화살처럼, 허공을 향해 서로의 생각을 쏟아내는 것입니다. 분노가 말에 섞여 대화가 아닌 혼잣말을 하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분노를 다스릴 줄 알고 처한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을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사람과의 갈등구조를 생각하기 이전에 대면하는 그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얘기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한 만남인지를 깨닫는다면 불화의 씨를 만들기 이전에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은 하찮은 것을 최상의 것으로 만들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항상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나중에 하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스릴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 말씀을 실천한다면 소중한 인연은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당장은 화가 날 수도 있지만, 더 멀고 싶이 생각하면 그리 먼 길은 아닐 것입니다. 


법정 스님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그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믿게 하는 것”이 사람과의 갈등을 없애 버릴 수 있는 길이라고 여기셨습니다. 


누군가에게 존중받는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상대방에게 이 기쁨을 느끼게 함으로써 스스로도 귀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존중받는 인연을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의 삶 또한 풍족해질 것입니다. 



<무소유 잠언집> 중에서

김세중 편저, 휘닉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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