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서로 마음을 열어 고민과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며 행복을 모아내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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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함께 십수년 고락을 함께 했던 내친구 하이베스타

 이친구가 내게로 왔을땐 나는 3번째 주인이었다.

첫주인도 배달하던이였고 두번째 주인도 배달하던이였다.

하여 내게로 처음 왔을때의 상태는 그야말로 험한 배달만

다녔던 연고로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친구의 첫인상은 험한 전투에서

살아남아 처참한 모습이지만 꿋꿋한 기상이 여전히 남아있는

장수같은 느낌이어서 우리는 서로 단번에"통"하였다.

 

안스런 마음에 좀 쉬게 해주고 싶었지만 미안하게도 그리하지못했다.

그당시 나는 생계유지를 위해 빵배달,우유배달,신문배달,화물운송등등

이 친구에게  가장 가혹한 주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틈나는 대로 폐차장을 드나들며 쓸만한

부속들이 나오면 갈아끼워주었다.

그렇게 공들인결과 겉은 형편없지만 속은 나름대로 내실있는

견고하고 안정된 모습을 갖추게되었다.오랜 세월 함께하다보니

이제 이친구의 모든 소음을 예민한 내귀는 하나도 놓치지않고

모두 기억했고,내코는 모든 냄새를 기억했다.

그래서 정비소아저씨는 결코 찾아내지 못하는 고장 부위도

내귀와 코는 칼로베어내는 단면처럼 선명히 집어낼수있었다.

하여 단한번도 퍼지지않고 맡음바 임무을 온전히 감당해 내주었다.

 

이 정도가 되니 거의 "한몸"이 되어버려서 깊은 밤중이나 신새벽에

인기척이 없는 깊은 산길을 달리다보면 나와 이친구와 분간이되지

않는것만 같아 이제 기계가아닌 하나의 인격체가 되버렸다.

밤이나 낮이나 비오나 눈오나 어딜 가자면 단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늘 묵묵히 함께 동행해주었고 속깊은 헌신을 해주었다.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려주었고, 우리가족의 잠자리가 되어주었고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 친구가되어주었다.

 

그러다 작년 겨울 이친구에게도 세월의 무게는 결코 비켜나갈수

없는일이어서  치명적인 노환이 찿아왔다.

그것은 브레이크계통의 치유할수없는 손상이었다.

폐차장으로 가기전 내가 흐린눈으로 마지막으로 확인한것은

 "49만8500 킬로미터"라는 미터계의 숫자였고 이숫자속의

그의 험난한 삶이 고스란히 각인되있었다.

그것을 확인하던 나는 왈칵 바보처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폐차장으로 끌고 가려고 대기해있던 중고차 딜러인 후배가

이런 내모습을 보고 차마 끌고 가지 못하고 여기서 하룻밤

재우고 내일 폐차장에 가지고 가겠노라며 속깊은 배려를

해주었다. 그래서 이별하기 전에 이마지막 모습을 찍어 놓았는데

오늘 사진 파일을 정리하다 이사진을 보는순간....!

 

오늘 그때 차마 하지못한 말을 하고 싶군요.

"너는 비록 낡은 중고차였지만 그 어떤 무엇보다도 나의 가장

소중하고 믿음직한 신실한 벗이되어주어서 참 고마웠어!

그리고 혹 다시 태어날수있다면 나는 무사가되고 너는 나의

애마가 되어 이세상 천지를 거침없이 함께 내달려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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