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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역시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받은 크리스찬이지만 솔직히 크리스찬들과는 대화를 할 수 없다. 하느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창조주라는 존재론적으로 인식하는 한, 같은 크리스찬끼리도, 더 나아가 종교간의 대화는 더 더욱 불가능하다.

 

하느님은 진리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야 비로소 진리를 탐구하는 종교인이 될 수 있고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지 않고 우리를 구원해주는 구원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구원이라는 잘못된 시각때문에 배타주의, 포용주의, 다원주의라는 이런 잘못된 용어들이 생겨난 것이고 이런 용어는 유독 기독교에서만 사용하고 타종교에서는 사용조차 하지 않는다. 모든 종교는 하나의 곳, 즉 궁극의 진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각 종교는 각기 다른 多元이 아니라 하나의 一元인 것이다.

 

무엇이 진리인가를 생각하는 종교인에게는 종교간의 대화도 사실 불필요하고 이런 필요성을 얘기하기 전에 그들은 이미 다른 종교의 가르침도 배워서 구도의 길을 가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구원의 의미는 죽어 천당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우주질서가 온전히 작동되는 하느님의 나라와 불국토를 건설하는 것이므로 사랑의 실천과 자비행이 바로 구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가 무엇이 다른가? 결국 하나가 아닌가? 기독교에서는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지만 왜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부족한 면이 있다. 죽어서 천당에 가기 위해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면 이미 어떤 댓가를 바라고 있으므로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이다.

 

하느님이 창조주라는 의미는 천지만물은 그 뿌리가 같다는 것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천지동근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가 한 형제, 한 자매이므로 천지만물을 내몸처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천지만물을 내몸처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타의 구별이 없어야 가능하고 이를 불교에서는 연기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듯이 네가 없으면 내도 없다는 것이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도 없고 교인들이 없으면 교회도 없는 것이다.

 

이처럼 천지만물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존재로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무수한 인연들에 의해서 나라는 존재가 존재하므로 그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사랑이며 자비인 것이다. 자타의 구분이 사라지면 타인에게 행하는 시혜가 바로 내자신에게 행하는 시혜인 것이다.

 

불교를 통해 참 그리스도인 될 수 있었다는 폴 니터 교수신부님의 말처럼 그리스도교에서는 만족을 얻지못한 논리적인 이유 등을 불교를 통해 배운 것을 나또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종교인들이 박제화된 교리에 갇혀있는 한 그들은 종교조직의 구성원이며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인이 아니다. 내가 어떤 사실을 믿는 것은 나에게 국한된 믿음 즉 나의 신앙일 뿐이며 보편적인 진리와는 다른 것이다. 이렇듯 보편적인 진리가 아닌 믿음인 신앙과 궁극의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와는 다른 것이므로 신앙인은 타종교와 대화할 수 없지만 종교인은 대화의 차원을 이미 넘어서 상호교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바람처럼 자유자재로 사유하는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진리를 추구하는 참 종교인의 길을 갈 수 있으며 그들에게 있어서 종교간의 대화는 너무나 당연하기에 더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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