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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배타·친미·반공주의 뿌리를 묻다

휴심정 2012.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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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강좌 (1) - 이기적인 집단이 된 교회



본 기사는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김진호 목사의 책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출판기념 강좌 중 첫 번째 강의 원고를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강좌를 통해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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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조지부시 전미국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도로 열린 환영 기도 집회




1285580593_8000543288_20100927.JPG배타주의, 친미·반공주의, 이 셋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각하는 요소들이다. 배타주의는 타종교에 대한 공격적 적대감에서 나타날 뿐 아니라, 기독교적인 것의 외부라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에서 나타난다. 가령 사람들의 경험, 사회의 관습과 문화를 존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시하곤 하며, 비기독교 국가와 그 국민을 폄하하기까지 한다.


아마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기독교인의 배타성을 가장 가깝게 접하는 대표적 사례는 죽음의 의례에 관해서일 것이다. 가족 가운데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기독교인은 그이에게 세례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인다. 하여 종종 목사를 대동하고 병실로 들어와 다짜고짜 세례 예식을 행하곤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천국에 못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다른 가족들이 불쾌하게 여길 것이 예상됨에도 그런 무례한 행동을 감행해야 했겠다. 그런데 여기에는 기독교 교리를 되뇌는 입에 발린 말들로 하느님나라의 백성이 되고, 그런 말을 따라하지 않았다고 지옥에 떨어진다는 마술적 신앙이 죽음을 앞둔 이의 평생의 삶과 신념보다 중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여 그이를, 그이의 삶과 신념을 존중하기보다는 자기의 강박적 생각이 앞섰다.


기독교의 신앙은 신이 사람이 되었다는 고백에서 시작한다. 그것은 신이 자기의 모습, 자기의 말이 아니라, 타자의 모습이 되어, 저들의 말과 문화를 따라 말하고 행동했다는 뜻이다. '신의 타자성'이다. 예수는 그렇게 사람들을 만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가운데서 사람들의 감동이 있었고, 병 나음이 있었으며, 해방 체험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를 그렇게 기억했다. 기독교 신앙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런 신앙이 어느새 제국의 종교가 되었고, 지배자의 언어로 말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예수의 가르침을 요약하는 말들이 교리가 되고 계율이 되었다. 그것으로 생명과 비생명이 나뉘고, 은혜와 저주가 갈렸다. 나아가 신이 아닌 사람들이 축복과 징벌의 주체가 되고자 했다. 이런 역사에서 기독교 신앙 속에는 배타주의가 깊숙이 배어 버렸다. 요컨대 기독교 신앙은 신의 타자성과 배타성, 이 두 요소가 서로 갈등한다.


한국교회는 전 세계의 기독교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신앙을 발전시켰다. 신의 타자성은 신앙의 주변부로 밀렸고, 신의 배타성 교리가 중심이 되는 교회 제도가 체계화되었다. 도대체 왜 한국교회는 '더 배타적인 신앙 제도'를 갖게 되었을까?


나는 배타주의가 한국교회의 신앙적 기조가 되는 뿌리 체험을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에서 본다. 그 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신의 타자성의 기조가 주변부로 밀려나고 그 중심에 배타주의가 굳게 자리 잡았다. 그것은 미국의 근본주의적 신앙에 영향 받아 더 근본주의적인 신앙이 한국에서 생성되는 사건이다. 이후 한국교회는 배타성이 더욱 견고히 강화되는 몇몇 계기들을 거치면서 오늘의 신앙 양태에 이르게 되었다. 요컨대 한국교회의 신앙 속에 내포된 배타성은 평양대부흥운동에서 시작하여 그렇게 계승된 한국 기독교의 형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것은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선택의 결과였다.


한편 이러한 배타주의 신앙은 이념적으로 반공주의와 맞물리면서 불꽃을 일으킨다. 한국교회의 역사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파괴적인 신앙이 활개 쳤던 순간은 배타주의가 반공주의로 표출되던 때다. 그것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기까지 가장 극렬했고, 사람들 모두가 냉정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던 전후의 상황에서도 교회는 좀처럼 냉정해지지 않았다. 기독교 신앙에서 분노의 정치가 물결치는 대목은 바로 반공주의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데 실은 이러한 파괴적 반공주의는 북한 지역에서 근대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폭력적인 배제의 체험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월남한 기독교도들이 남한 사회의 근대국가 형성 과정에서 더 폭력적인 가해자가 되어 공산주의자들에게 되갚음 하는 과정에서 분출한 것이다. 즉 저 파괴적 반공주의는 한국교회가 남북한에서의 근대국가의 파행적 형성 과정에서 잘못 자리 잡음으로써 형성된 역사적 산물이다.


그런데 반공주의 신앙이 형성되는 이러한 역사적 과정 이면에 '심성적 뿌리'가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1930~40년대 신사참배의 상처에서 비롯된다. 근본주의자들에게 이것은 말할 수 없는 수치심이었다. 자기가 악마가 되는 자기모멸적 체험이다. 그리고 해방이 되었다. 위에서 말할 것처럼 해방 정국에서 자기모멸 심리에 빠져 있는 기독교도들에게 분노의 대상이 나타났다. 공산주의자였다.


'작은 악마'였던 기독교도들 자신은 수치심에 빠져 있었는데, 눈앞에 적이 나타났다. 그것은 '큰 악마', '본원적 악마'였다. 이제 수치심은 분노로 바뀐다. 수치심이라는 마음의 상태는 생각을 행동으로 전이시키는 마력을 갖는다. 분노할 대상을 마음에 품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분노를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저들이 괴멸될 때까지 온갖 분노를 쏟아붓는 행동들, 곧 수치심의 파괴적 전이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나는 기독교 신앙의 파괴적 반공주의는 이런 심성적이고 역사적인 뿌리 체험을 통해서 형성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신앙 제도 속으로 녹아들게 되었다고 본다.


강좌 '시민 K, 교회를 나가다'의 첫 번째 강의에서 나는 한국교회의 신앙제도 속에 배타주의와 반공주의가 똬리를 틀게 된 역사적, 심성적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이다. 한데 그 속에는 친미주의가 깊게 깔려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보다 더 미국적인 신앙적 심성이 한국교회의 독특한 신앙 문화를 낳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김진호 /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시민 K, 교회를 나가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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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휴심정 벗님매체인 <뉴스앤조이 www.newsnjoy.or.kr>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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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의 감옥을 박차고 나와 깨달음과 행복을 위한 고무 찬양이 난발하는 곳, 그래서 더욱 알아지고 깊어지고 열리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는 곳, 단 1분도 쉬지 못하는 마음이 쉬는 곳, 잠시 뒤면 소란이 다시 몰려올지라도 1분만이라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휴심정 休心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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