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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지 마, 제발 죽이지 마

청전 스님 2011. 08. 10
조회수 31403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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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 볼을 어루만지는 티베트인 소녀     사진 조현

 

 1997년 4월로 기억 된다. 여기서 네팔로 나가서 어찌어찌 하여 어렵게 라싸에 들어갈 수가 있었다. 그때 당시엔 구룹 외엔 그쪽 방문은 어림도 없는 때였다. 그런데도 한 꾀를 내어 단체라는 억지 법을 어기고 그것도 항공편으로 라싸에 개인으로 들어갔다.

 

 지금 올해도 티벹에 들어가는 모든 관문을 꽉 죄어 놓은 상태다. 티벹을 서장 자치구라고 강제 병합한 60주년 기념해라며 외국인은 일단 통제한다. 이면(속)이 보이는 눈감고 아웅 하는 식이다. 기념행사일 전까지는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라싸. 신의 땅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어 막상 라싸에 가도 라싸가 없다. 다 획일적인 중국식 발전 틀에 처리된 도시가 되어버렸으니까. 티벹인들에게서 라싸는 특별한 의미이다. 우선 달라이 라마가 있었고, 포탈라 궁이며 조캉 사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조캉 사원은 티벹이 역사적으로 한 나라라는 메김 돌로써 중요한 위치를 가진다.

 

 그래서 이 절은 아침부터 참배객이 많고 이후엔 티벹 불교 특유의 꼬라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이 절 주위를 염불과 진언으로 돌고 있는 신앙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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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 라싸의 상징 포탈라궁 앞에서 행진을 하고 있는 중국 군인들    사진 <한겨레> 자료

 

 그러나 지금은 가장 감시가 심하고 경계가 그치지 않는 그런 곳이 되어버렸는데, 모든 소요의 시발점이 그곳이었으며 실질적인 티벹인들의 혼이 베인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곳곳에 꽁안(경찰)이 사복과 정복 차림으로 24시간 감시와 경계를 삼엄히 하고 있다.

 필자도 사원을 참배하고는 그 꼬라 길에 묻혀 함께 돌아보고 있었다. 깊은 사념속이다. 힘 있는 자의 허울 좋은 해방이란 빌미 속에 그 선량한 많은 사람들을 얼마나 죽여 왔던가. 속으로, “한두 사람 죽이면 살인자인데 수십만 명을 죽인 놈은 영웅이라고.” 하며 역사의 모순을 본다. 사람이 많이 모이니 당연히도 장사치들이 모여 있는 곳이 또한 이곳이다.

 

 꼬라길 주위엔 별의 별 물건들을 팔고 산다. 나도 혹시나 살게 있나 별 호기심 없이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을 때 갑자기 어린 아이의 비명 소리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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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티베트인 소녀의 천진한 모습    사진 조현

 

 

“마쎄! 마쎄!” (죽이지마! 죽이지마!)

 

 바로 으앙 하며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울어버린다. 알고 보니 생쥐 한 마리가 좌판에서 나왔다가 꽁안의 발에 밟혀 죽은 것이다. 처음엔 조그만 생쥐가 이리저리 발길을 피했지만 꽁안들의 재미 삼은 장난 짓에 그대로 죽었다. 찍 소리 하나로. 어쩔 줄 모르는 몸짓으로 죽이지 말라는 외침이 무서운 소리, 지금도 쟁쟁한 신의 소리로 남아 있다.

 

 그까짓 쥐새끼 한 마리 주검에? 아니다. 그때 어린 아이와는 얘기도 나눌 수가 없던 상황이었지만 그 아이의 외침 소리며 앉아 우는 그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에겐 잊을 수가 없는 생생한 장면이다. 하찮은 벌래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티벹인들의 심성이 그려진다.

 

지금 티벹의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숙제중의 하나가 참 어이없다. 즉 무슨 곤충채집이라고 하면서 벌래가 아닌 큰 동물을 잡아와야 되는데, 쥐나 고양이등 큰 것으로 죽여 가져와야 점수를 많이 주는 것이다. 즉 이런 방법을 통해서 티벹인의 혼을 없애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티벹 사람의 정신을 물들게 하여 중화의식을 심어 가는 일이다.

 

 

 예를 들면 유목민들에게도 태양열 무료 텔레비전을 가설해 주고 있는 일이다. 인간의 마지막 때 묻지 않은 영혼을 남김없이 파괴하고 있음을 보면서 미래를 걱정 한다.

 

이제 그 어린 아이는 어찌 자랐을까? 지금도 그때 조캉 사원의 꼬라길에서 본 어린 아이 소녀가 눈에 선하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 세상의 사리분별을 더욱 더 잘하겠지. 끝내 그 아름다운 맑은 영혼을 잘 가꾸어 가기를, 그래서 그대 존재 자체가 이 혼탁한 세상이 정화되는 빛으로 남기를................

2011년 인도 우기 속에서, 비구 청 전 합장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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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스님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광주 대건신학대에 다니다 송광사 방장 구산스님을 만나 출가했다. 1988년 인도로 떠나 히말라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매년 여름 히말라야 최고 오지인 라다크를 찾아 고립된 티베트 스님들과 오지 주민들에게 약과 생필품을 보시하고 있다. 어느 산악인보다 히말라야를 많이 누빈 히말라야 도인.
이메일 : cheongjeon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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