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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게 살려고 애쓰지 마세요

법륜 스님 2011. 07. 29
조회수 15940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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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서 그런지 요즘 몸에 자신이 없어 눕고 싶은 생각뿐만 아니라 정진하기 싫은 마음도 생깁니다.

 

= ‘정진할 마음이 없어진다, 정진하기가 싫다.’ 이 말은 앉아 있거나 절하는 것만 정진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절을 하려는데 몸이 따라 주지 않고 힘이 드니까 싫은 것입니다. 이것도 정진에 대한 고정관념입니다. 연세가 드셨으니까 거기에 맞게 절을 줄이시고, 천천히 하시면 됩니다. 108배를 20분 동안 했다면, 이제는 한 시간 동안 하든지 아니면 아침에 54배, 저녁에 54배로 나누어서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주로 염불을 하세요. 글자가 잘 보이지 않으면 경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젊은 사람한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이 ‘마침 나도 정진하기 싫었는데 그렇게 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지금도 젊었을 때처럼 법문을 들으면 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들어도 금방 잊어버리고 기억도 나지 않는데 이제 공부해도 소용이 없겠죠.’ 이런 질문을 하시곤 합니다. 우리가 지금 학교 공부를 하는 거 아닙니다. 그저 법문 듣고 기분 좋으면 되는 거고, 시간이 지난 후에 스님이 무슨 얘기했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젊었을 때처럼 몸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것처럼 착각하기 십상이지요.

 저는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산에 올라갈 때 산을 날아 다녔어요. 몸이 아파도 산에만 오르면 다 나았지요. 돌과 돌 사이를 건너뛰면서 다녔지 땅에 발을 디디지 않았어요. 그리고 걸을 때도 늘 발 앞부분만 땅에 딛고 다니지 뒤축을 디디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제는 숨이 차서 산에 오를 때 힘이 듭니다. 연세 드신 분이 저를 보면 하나도 안 늙어 보인다고들 하시는데,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저도 머리를 길렀으면 반은 흰 머리일 거예요.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늙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서 정진의 방식을 바꾸세요. 정진하기 싫다는 것은 정진에 대해 어떤 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아, 내가 집착하고 있구나.’ 하고 깨달으면 그 싫은 마음은 사라집니다.

 

 나이가 들면 눕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 자기 업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몸이 피곤하면 걷다가 좀 앉아 쉬고, 피곤하면 잠시 눕기도 해야 하지만 힘들다고 계속 누워 있게 되면 못 일어납니다. 눕고 싶고 걷기 싫더라도 하루에 일정한 거리를 정해 놓고 무조건 걸으세요. 하루에 108배를 하시면 걷는 것과 같으니까 무릎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천천히 108배라도 하세요.

 

 나이가 들수록 무리하면 안 되지만 그런 식으로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숨 넘어 갈 때까지는 계속 조금씩 움직여줘야 합니다. 힘들지 않게 하되 가능하면 자기 방은 닦고 걸레도 빨고 밭에 가서 풀이라도 뽑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셔야 해요. 며느리 일을 해 주는 게 아니고 내 운동 삼아 하시라는 거예요.

 

 시골 노인들이 오래 사는 이유가 공기 좋은 곳에 살면서 꾸준히 일하기 때문입니다. 밭에 가서 뭘 해도 조금씩 하거든요. 반면에 시골 노인들이라도 일찍 죽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무리해서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무리하지 말고 운동 삼아 적당한 일을 계속하는 게 좋습니다. 젊은 사람들처럼 아령을 들거나 줄넘기를 할 수도 없고, 운동기구를 사다 놓고 할 수도 없잖아요.

 

 그런데 방 닦고, 설거지하고, 풀 뽑는 일을 조금씩 무리하지 않게 하면 그게 운동이 되는 거예요. 피곤하면 쉬었다가 하고, 조금씩 무리하지 않게 자꾸 움직이면서 생활하세요. 그리고 정진도 놓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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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회를 설립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과 인권·평화·통일·생태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실천하는 보살로서 2000년 만해상을, 2002년에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2007년엔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book@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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