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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몰락, 치매 예방할 수 있을까

최상용 2011. 10. 18
조회수 16794 추천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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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갇히 치매 환자   사진 <한겨레> 자료

 

황혼의 몰락 치매(癡呆), 예방할 수 없을까?

 

사람들은 흔히들 치매에 걸릴까 봐 오래 사는 게 두렵다고 한다. 자신이 치매에 걸린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린다고 한다. 가족들에게 짐이 된 채 천덕꾸러기마냥 이리저리 휘둘리는 치매 걸린 사람들의 말로를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 들어 갈수록 걱정되는 게 아무 것도 인식할 수 없는 질병, 바로 치매(癡呆)다. 옛날에는 노인장이라 하여 찰밥 한 시루와 함께 고려장이 되었던, 요즘 같은 인륜으로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질환이다. 벽에 똥칠을 하니, 자손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온가족의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이라고 해서 달라질 수는 없는 일. 대부분 노인병원에서 삶의 인식도 못한 채 남은 생을 기다릴 뿐이다.


치매는 뇌질환의 일종이다. 우리 뇌는 다른 신체부분과는 달리 경우에 따라서는 노화현상이 가장 더딘 부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가장 퇴화를 빨리하는 기관이라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고, 활용하면 더욱더 총명성을 발휘하는 기관이 바로 뇌이다.


가만 생각해 보라. 지금 당장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몇 개나 외우고 있는지. 핸드폰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가족은 물론 수십 개 아니 백여 개 정도는 외우고 있지 않았던가! 이제는 그 역할을 뇌의 기억력 대신 핸드폰이 대신 해주고 있으니,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번호마저 까마득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단순한 건망증과 치매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건망증(健忘症)은 뭔가 하기는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을 뿐 사유주체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는 생각의 주체까지도 누구인지를 인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뭔가를 잊어버렸다는 사실 그 자체도 모른다는 점이 다르다. 즉 대뇌에서 신경에 명령과 자극을 전달하는 시냅스체계가 망가지거나 줄어들었기 때문에 인지능력이 현저하게 상실되었다는 것이다.


치매의 가장 큰 특징은 평소에 음식을 조리하거나 옷을 어떻게 해서 입는 등의 습관적으로 반복해왔던 일들마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를 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문장구사마저도 행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간단한 덧셈이나 뺄셈도 못할 만큼 계산과 판단능력이 두드러지게 저하된다. 또한 집에서는 물론 다른 지역에 갔을 때도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해서 왔는지 기억할 수 없거나 평소에 잘 썼던 물건들, 예를 들자면 안경이나 전화기 등을 냉장고에 넣어두거나 혹은 시계를 세탁기 등에 넣어 두는 등 물건의 활용법은 물론 기능에 대해서도 전혀 인지할 수 없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정신적 혼란과 의심, 뚜렷한 이유 없이 공포감을 드러내는 등의 갑작스런 성격변화를 보인다. 때문에 그 기분 또한 변덕스러울 만큼 자주 변화를 일으키며, 신체적으로는 체중감소가 일어나면서 잘 회복되지 않는 특징을 보이게 된다.

 

우리 뇌의 기억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 일정하게 기억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일상의 모든 일을 다 기억할 수도 없으며, 사실 기억할 필요가 없는 정보들도 많다. 이러한 제어장치가 바로 해마체라고 하는 단기기억 기관이다.

해마체가 손상되거나 위축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치매(癡呆)와 같은 기억장애다. 이 해마체는 자신이 오감으로 감각한 사실의 내용을 작게는 몇 초에서 며칠까지 저장하는 단기기억장치라 할 수 있다. 별로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는 사실은 금새 망각해버리고 감정이 강하게 인식된 일에 대해서는 며칠까지 기억해 둔다. 이러한 기억내용을 반복해서 기억하면 할수록 해마체는 기억해야 될 보다 중요한 정보로 인식, 단기기억에서 중장기기억으로 분류하여 보관한다.

 

그림으로 연상하는 한자공부, 좌뇌 우뇌를 통한 뇌력증진의 첩경그래서 필자가 뇌력증진을 위해 몇 가지 고안한 방법 중에 하나가 뜻글자인 한자를 그림으로 그려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강화시켜보자는 의도에서 ‘읽으면 그림으로 기억되는 『브레인 한자』’를 집필하게 되었다. 즉 글자의 유래를 담은 스토리텔링은 좌뇌를 활성화하고, 그림문자인 다양한 비주얼을 통해서는 우뇌를 자극하여 뇌력의

균형개발을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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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國(국) 일러스트  그림 ‘읽으면 그림으로 기억되는' <브레인 한자>에서

 

나라 國(국)을 예로 들어보자. 國(국)의 구성은 국경을 뜻하는 에워쌀 위(圍)와 혹시 혹(或)으로 이루어졌다. 或(혹)은 입 구(口) 그리고 창 과(戈)와 한 일(一)로 짜여 있다. 나라 구성의 요건은 먼저 국민(口), 영토(一), 국방(戈)이 필수적인데, 國(국)자에는 이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즉 백성을 뜻하는 것은 사람의 입모양을 본뜬 口(구)이며, 사람이 사는 거주지 및 농경지를 뜻하는 땅은 一(일)이, 그리고 영토의 경계는 성곽으로 사방을 에워싼 모양을 본뜬 에워쌀 위(圍)가, 그리고 국민과 영토를 지키는 군사력은 무기를 뜻하는 戈(과)가 의미요소로 쓰여 ‘나라’란 뜻을 나타냈다. 그런데 국가의 경계가 없다면 적군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니 ‘혹시나(或)’하는 마음(心)이 일게 된다는 데서 ‘의심하다’는 뜻의 의혹할 惑(혹)자가 만들어 졌다. 이렇듯 한자는 이야기와 그림을 담고 있어 뇌력을 증진시키는데, 아주 유용한 수단이다. 하루에 서너 글자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한다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한자와 한글을 동시에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뇌력 증진에 있어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한글과 같은 소리글자(表音文字)는 언어와 관련이 깊은 좌뇌가 주로 활용되는 반면에 한자와 같은 뜻글자(表意文字)는 어떤 형상이나 이미지를 주로 관장하는 우뇌가 활용된다. 한국인의 두뇌가 뛰어난 이유가 바로 한글과 한자를 동시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일각에서는 한자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우리글이 아니라는 이유라지만, 한자를 보다 깊게 연구하다보면 우리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글자가 매우 많다. 따라서 한자는 중국 한족 고유의 문자가 아니라 고대 동아시아 사람들의 복합문자라는 게 옳다. 이러한 한자는 행동 및 문화적 양식을 이미지화한 글자이기에 외우는데 급급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없다. 글자의 역사성은 물론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려가며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좌뇌이상은 언어능력저하, 우뇌이상은 공간인지능력 저하 일으켜


우리 몸은 좌우대칭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질병현상은 곧 좌우균형이 무너졌을 때 온다. 질병현상 중에 가장 뚜렷하게 좌우문제를 제시해 주는 것은 중풍과 같은 마비현상이다. 좌측으로 온 마비현상은 우뇌의 이상에서 오고, 우측으로 온 마비현상은 좌뇌의 이상이다. 그래서 우측에 마비현상이 온 사람은 언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좌측에 중풍을 맞은 사람은 공간인지능력, 즉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거나 어떤 형태를 기억하는데 장애가 따른다.


우리 몸은 좌우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즉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우세했을 때 그 균형이 깨져 각종 질병현상에 노출된다. 따라서 몸의 어느 한쪽만을 사용하는 운동은 근육은 물론 뼈의 강도에 있어서도 균형을 깨뜨리기 쉽다. 좌우측을 균형 있게 활용하는 운동 중에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그 운동효과가 뛰어난 것은 걷기다(9월 4일자 기사 ‘사는 길이 걷기에 있다’ 참조하면 좋을 듯). 올바른 보행법은 몸 전체적인 균형은 물론 뇌력을 증진하는데 뛰어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뇌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은 뇌를 계속해서 활용하는데 있다. 은퇴와 함께 모든 것을 놓아 버리는 사회적 풍토에도 문제가 많다. 더구나 학교를 마치면 더 이상 공부할 일이 없다며 책과는 담을 쌓아 버리는 우리네 풍토가 아쉬울 뿐이다. 평생교육은 요즘 새롭게 등장한 문화적 풍토는 아니다. 고려장을 비껴간 사람들의 곁에는 늘 책이 가까이에 있었다. 황희 정승과 조선후기의 대학자 허미수는 90여세까지 현역 정치인으로 봉사하였다. 더구나 저술 작업, 창작활동을 한 대문호들의 경우 노년의 작품들이 역작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괴테의 『파우스트』나 비발디의 『사계』 역시 80을 넘어서 창작한 작품들이고, 톨스토이와 빅토르 위고, 피카소와 찰리 채플린 등도 노년에 역작을 남겼다.


뇌(腦)는 활용할수록, 나이 들어 갈수록 종합적인 통합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연륜이 깊을수록 자신만의 지혜를 담아 후손들에게 더 좋은 작품, 보다 훌륭한 교훈을 남겨 줄 수 있다.  


 

 

더불어 사는 사랑법과 식단의 균형유지가 또 하나의 비결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이 아니다. 거의 모든 질병이 그렇듯 치매 역시도 자신이 오랜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불러들여 안방을 내준 꼴이다. 나태함과 고독함이 치매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그 해결책 또한 어렵지 않다. 뭔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버렸다면, 그래서 일상에 대해 열정이 없다면 무료함이 찾아들고 만사가 귀찮으니 어느 순간 고독에 휩싸이게 된다.


사랑을 하면 노인도 젊어진다고 했다. 사랑은 오감을 통해 발현되기도 하고 대상으로부터 받아들이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돌출된 뇌라 할 수 있는 눈이 빛나고 마음의 상징인 심장은 고동치게 되어 있다. 매사를 귀찮아하는 사람이나 고독한 사람의 눈빛은 반짝일 수가 없다.


고독은 사랑의 결핍이다. 이성이 되었든 가족이 되어든 아니면 뭔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일렁이면 오감을 통해 대량의 정보가 뇌로 유입되어 대뇌 후두엽에 자리한 시각중추와 뇌간의 시상하부가 자극을 받게 된다. 때문에 뭔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면 뇌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오감이 상호 유기적으로 자극되어 심신이 활력을 얻게 되어 있다. 몸과 마음은 유기적이다. 마음이 황폐해지면 몸 역시 점차 기력을 잃게 되며, 몸 역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마음 또한 황폐해지기 마련이다.


치매를 앓는 노인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영양실조인 경우가 많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의 부족은 뇌의 발육과 기능을 저해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인간의 몸은 오랫동안 동물성 영양과 식물성 영양분에 길들여져 왔다. 지나친 육류섭취도 문제가 되지만 동물성 영양분을 배제한 식단 역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곧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랑하는 일이며, 몸을 튼실하게 유지하는 식단의 균형회복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 그 예방법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젊을 때부터 뇌를 활용할 수 있는 독서나 창작활동을 통해 머리를 써 뇌력을 증진시켜야 되며,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로 희노애락에 따른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즉 일상에서 얽힌 감정을 쌓아두지 말고 화를 내야 될 때는 화를 내고 웃고 싶거나 울고 싶을 때는 속 시원하게 웃고 울어야 한다.

 

셋째는 전신의 기혈을 순환시키기에 좋은 운동을 늘 하라는 것이다. 특히 손발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운동이면 좋은데 올바른 보행법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넷째로 나이가 들수록 영양섭취가 쉽고 빠른 동물성 단백질을 적절하게 먹는 일이다. 우리의 식단은 지나치게 곡류 및 채소류이다 보니 계란이나 고기, 생선, 해물 등 동물성 단백질을 통해 영양의 균형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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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용
신문과 잡지사 기자로 활동하다가 동양철학에 매료돼 원광대에서 기(氣)공학과 기(氣)학을 공부한 동양철학박사. 현재 인문기학연구소 소장으로 동양사상과 생활건강 및 명상에 대해 강의한다. 저서로는 한자의 강점인 회화적인 특징을 되살리고 글자에 담긴 역사적인 배경을 소개한 <브레인 한자>와 <한자실력이 국어실력이다>등이 있다.
이메일 : choisy1227@naver.com      
블로그 : choisy122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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