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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 성관계를 묵인?

2012. 02. 22
조회수 22758 추천수 0

 

 

 

학생인권조례 반대, "억지 주장일 뿐"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확대 해석, "설득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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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시민단체들은 동성애 허용 등을 이유로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위를 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9일 학생인권조례

서울시의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보수 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기독교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 홍재철),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기지협·대표 신신묵),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등은 동성애 허용, 종교사학 위협 등을 이유로 조례를 반대해왔다. 이들은 반대 성명을 내고 시위를 하는 등 학생인권조례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기독교 단체의 강경한 대응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합리적 근거로 학생인권조례의 몇몇 조항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조항을 확대 해석하여 학생인권조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말이다. 반대 단체들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은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성소수자, 임신 출산자 차별 금지

 

조례 제5조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다.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등에 의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항목에는 '임신 또는 출산'과 '성적 지향'이 들어가 있다. 또 제28조는 소수자 학생 권리 보장에 대한 내용인데, 빈곤·장애 학생 등과 함께 '성소수자' 학생도 포함되어 있다.

 

한기총은 제23회 총회선언문에서 "동성애와 임신 출산 행위를 허용하는 학생인권조례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이 조항들로 인해 "초·중·고교생의 성관계가 묵인되고, 동성애를 학교에서 교육하므로 성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며, 동성애자화(化)가 우려 된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좋은교사 정병오 대표는 "과도한 논리"라며, "이 조항은 임신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 임신한 학생이 있을지라도 차별 대우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부분은 "아직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내비쳤다.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구미정 교수도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회당 밖으로 쫒겨 난 사람들을 끌어안는 것이었다"며,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배제된 사람들을 포용해야지, 울타리를 세워 그들을 밀어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체벌 금지와 복장·두발의 자유화

 

조례 제6조는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다. "학생은 체벌, 따돌림, 집단 괴롭힘, 성폭력 등 모든 물리적 및 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12조는 개성을 실현할 권리인데, 학생의 복장‧두발 자유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기지협은 이 조항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학교 교육 현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경제적 우월감과 열등감이 조성되어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갈등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며 폐기를 촉구했다.

 

그러나 좋은교사 홍인기 정책위원장은 "복장·두발을 규제했던 이유는 결국 입시를 위해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우리 사회가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혼란이 있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가정과 학교가 더욱 소통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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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보수 시민단체가 1월 6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불법 학생인권조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종교 교육 강제 불가

 

조례 제16조는 양심·종교의 자유다. 학생은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따라서 학교는 학생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는 "예배·법회 등 종교적 행사의 참여나 기도·참선 등 종교적 행위를 강요하는 행위", "학생에게 특정 종교 과목의 수강을 강요하는 행위" 등 7가지를 명시하고 있다.

 

미래목회포럼은 이 조항에 대해 "종교 탄압, 기독교 사학의 건학 이념 부정, 학교 존립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또 기지협은 성명서에서 "종교 사학의 건학 이념과 존립을 위협하고, 나아가 종교를 말살하려는 공격적인 사탄의 행위"라고까지 했다.

 

구미정 교수는 "종교 사학의 역할이 종교교육에 있다면, 기독교 학교는 기독교의 본질인 예수의 자기 희생과 자기 비움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채플이 없어지면 기독교 학교가 망하는 줄 아는 사람들은 방법론을 본질로 착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병오 대표는 이 조항으로 미션 스쿨에서 성경 교육, 채플 등을 아예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을 높여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 조례안에는 종교 교육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만 명시되어 있는데, 여기에 '종교를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받지 않을 권리'를 덧붙여야 한다고 했다.

 

 

 집회 자유 보장, 정치적 의견으로 차별 금지

 

조례 제17조 의사 표현의 자유는 "학생은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제5조에서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보수단체들은 학생들이 정치세력화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 조항에 대해 "학생들의 정치사상 교육을 통한 특정 정치 세력의 양성 우려"라고 표현했다. 미래목회포럼은 "초등학교 교실이 정치 투쟁의 장으로 전락"하고 "전교조 교사가 지위를 이용해 어린 초·중·고 학생들을 전교조 시위의 전위 부대로 이용할 것"이라 했다.

 

이에 대해 전국지역아동센터협회 박경양 이사장은 "집회 시위의 자유는 어른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허용되는 자유다"라고 했다. 또 "만약 전교조가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면 벌써 그런 일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있지도 않았고 또 집회의 자유를 합법적으로 보장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정치세력화 될 것이라는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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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의 주최로 열린 '학교폭력 희생자 추모 및 학생인권조례 시행 촉구 촛불집회'가

1월 16서울 광화문빌딩 앞 원표공원에서 진행됐다.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과도한 해석은 이제 그만"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는 위와 같은 이유로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기독교의 기득권을 보수하려는 탈복음적인 근본주의 세력"이라고 했다. 학생 인권 존중이 복음의 정신과 상치하지 않음에도, 근본주의적 교리 차원에서 장애가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조례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혹시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차원에서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병오 대표도 "마치 기독교가 학생 인권 자체를 반대하는 느낌"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반론을 제기하더라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해야 한다"며, "'성경이 금하고 있으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박경양 이사장은 "인권조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나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과도한 주장"이라 말했다. 또 그는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될 때는 아무 말 않더니, 지금은 이념 대립에 편승해서 무리한 말을 하고 있다"며 "이것으로 교계가 집단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현재 한국교회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주민 발의 된 지난 해 여름부터 현재까지 많은 찬반 논쟁을 겪었다. 논쟁을 거치면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찬반 여부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이념 대립의 도구로 전락했다. 현재는 3월부터 시행을 주장하는 서울시교육청과,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구권효 기자

 

 이 글은 휴심정 벗님매체인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or.kr)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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