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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신부 "예수 따르는 수행 필요"

2012. 03. 07
조회수 9294 추천수 0

박기호 신부 “예수살이는 계율에서 투신으로 이끄는 수행 필요해”
예수살이공동체 창립 14주년 기념 강연 ‘예수살이의 삶과 수행’

 

 

박기호 신부(예수살이 공동체 길벗 사제)는 계율의 신앙에서 투신의 신앙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하며, 예수를 따르기 위한 ‘수행’을 강조했다. 지난 3월 1일 예수회센터 대성당에서 열린 예수살이공동체 창립 14주년 기념 강연에서 박기호 신부는 ‘예수살이의 삶과 수행’에 대해 전하면서 먼저 ‘나’에 대한 참된 이해와 진실한 믿음, 부활의 삶에 대해 다루었다. 박 신부는 사순절 첫날 신자들이 머리에 재를 바르는 것은 “우리가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확인하라는 요청이며, 진실한 믿음은 다른 사람의 인정과 상관없이 “하느님께서 늘 내 곁에 계심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활의 삶은 ‘삶의 번뇌와 고통’을 뜻하는 십자가를 ‘삶의 성숙과 정화’에 꼭 필요한 요소로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호 신부-.jpg  

박기호 신부는 십자가를 받아들이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투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율적 신앙에 부족한 한 가지, ‘이타적 투신’ 이날 박기호 신부는 인도여행 중에 사원에서 만난 두 여신을 소개했다 ‘칼리 여신’은 얼굴이 예쁘고, 젖가슴은 터질 듯이 팽팽하고 자비롭다. 칼리 여신은 이처럼 진선미를 갖춘 전능하고 풍요를 가져다주는 신이지만 한편으로는 심판하는 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기호 신부가 그보다 더 주목하는 신은 ‘차문다 여신’이다. 차문다 여신은 눈이 푹 꺼지고 주름진 얼굴에 뼈마저 앙상하고 쭈굴쭈굴한 젖을 지녔지만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는 신이다.

 

 박 신부는 “차문다 여신은 불가촉천민이 생각하는 신상이며, 실패하고 박탈당하고 좌절하고 핍박당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신”이라며 “자신도 젖이 없으면서 젖을 물리고 있는 신은 고통을 통해 정화되는 삶의 표상”이라고 전했다. 신조차도 고통을 안고 있으며, 거기서 새로운 생명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차문다 신의 표상은 온갖 고통의 집합체인 십자가를 지고 있는 예수와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을 내어주는 삶과 관련해, 박기호 신부는 예수살이 공동체 교육에서 제일 먼저 부자청년이 예수에게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까요?”라고 물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예수의 답변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예수는 계율을 잘 지킨 청년을 대견하게 여기며 훌륭하다고 칭찬했지만,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고 지적했다.

 

‘너는 가진 게 너무 많으니, 그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는 것이었다. 이는 계명과 계율의 신앙에서 투신의 신앙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박 신부는 “계율을 지키려면 인내와 금기를 지키고, 수칙을 따라야 하는데, 누굴 미워하지 않는 차원이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로운 세계로 들어오도록 초대하는 것은 투신”이라고 강조했다. ‘계율의 신앙’은 어느 집단과 스승에게 속하기 위해 ‘이것은 하지 말아야지’하는 것이지만, ‘투신의 신앙’은 이타적 삶이며, 미워하지 않는데서 자기를 열고 사랑하는 데로 나아가는 것이다.

 

 즉 “자신에게 아직 부족한 것을 채워 하느님이 완전하듯이 우리도 완전해지는 것”이라는 게 박 신부의 생각이다. 박기호 신부는 “사제들의 경우에도 한 10년쯤 사제생활을 하다보면 새로운 부름을 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제들이 성사적 활동을 통한 사제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주변에서 꼭 필요한데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게 되는 경우다. 보좌신부 하다 어쩔 수 없이 해외선교를 나가거나, 취미생활에 푹 빠져 살지 않는 한, ‘진실한 사제’라면 반드시 ‘새로운 부르심’이 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예수살이 공동체의 길벗사제가 되어달라는 요청으로 오기도 하고, 다른 모습으로도 올 것이다. 이 새로운 부름에 일단 응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박기호 신부는 “이런 새로운 변화의 시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호신부 강연 청중들-.jpg  

이날 박기호 신부는 단양에 있는 농촌공동체 '산위의 마을'분 아니라 도시지역 공동체로서

 공동주택(Co-Housing)의 가능성과 사회적 기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돈은 정신의  하부구조"이며 "영성을 돈보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행이란 몸이 기억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 생각이 방향을 정했고, 마음이 그러마 해도, 움직이지 않으면 ‘허사’ 한편 박기호 신부는 예수살이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기 위한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행이란 몸이 기억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라며, 먼저 수행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어떤 경지에 이르고자 원하는지” 살피는 것이며, 이는 10년 후 20년 후, 나아가 죽을 때 내 모습이 어떨지 살피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주교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투병생활을 하면서 간호사에게 그렇게 짜증을 내셨다는데, 한 생애를 마감하는 순간에 자기 수행의 수준이 드러난다. 죽음을 여유롭게 맞이하려면 거기에 이르는 삶의 과정에서 잘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수행의 모표를 정하는데 필요한 것이 ‘모델’이라고 박 신부는 말했다. 모델은 내 주변에 있는 ‘어떤 분’일 수도 있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어떤 요소들의 조합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지금은 사라진 우리나라 남자 트라피스트회에 계셨던 분인데, 나주에 제네시 수도원으로 가셨는데, 그분이 경당에 게시면 사위가 쥐죽은 듯 조용하고, 그 공간이 거룩해졌다. 이런 분이 공동체에 계시면 다른 수행자들이 그분을 모델로 수행 목표를 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수행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행위에 대한 성찰능력’이다.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섭섭하게 하면서도 ‘그 사실을 자신이 아느냐 모르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수행이란 “자기에게서 나간 행위를 ‘알고’ 통제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누군가 다투다가 “내가 언제 그랬느냐”고 말하는 것은 ‘기억상실’이라기보다 자기 성찰 능력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성찰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공부’라고 한다. 원불교에서는 이를 두고 ‘마음공부’라고 말하는데, “미워하지 않기로 했는데, 내가 지금 미워하고 있군!”하고 느끼는 그 순간의 ‘경계’를 의식하는 게 필요하다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수행의 목표를 정하고, 성찰능력을 지닌다 해도 실제 작은 부분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게 박 신부의 생각이다.

 

“생각이 방향을 정했고, 마음이 그러마 해도, 움직이지 않으면 허사”라는 것이다. “예수살이공동체에서는 ‘OFF운동’을 하고 있는데,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한다면 집에서 전등 하나 끄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지, 물 한 방울 아끼지 않으면서 4대강 반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옳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살면서 해군기지도 반대해야 한다. 이쑤시개를 만드는 데 굳이 방망이를 가져다 놓고 깎을 필요는 없다. 성냥 한 개비면 족하다.” 박기호 신부는 “용광로는 철을 녹일 수 있지만 없애지 못한다. 철을 없애는 것은 미생물”이라며, 작은 일부터 실천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이러한 실천조차도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으며,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가능하다며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늘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아 사는 게 예수살이가 걸어가야 할 삶이라고 전했다.


휴심정 벗님매체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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