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원불교의 `마음을 잘 사용하는법'

조현 2011. 09. 16
조회수 12512 추천수 0

   심지(心地)는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이 있다?

 심지(心地)는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이 없다?

 

 20세기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의 시대였습니다.

 우리들의 모든 사고는 결국

 ‘이것이냐, 저것이냐’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

 ‘나쁜 사람이냐, 좋은 사람이냐’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논리를 적용하다보니

 마음을 오해하게 되었습니다.

 “심지(마음)는 요란함이 있다"

 혹은

 “심지는 요란함이 없다”로

 규정지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경계를 대하기 전에는

 요란하다 요란하지 않다는 생각조차 없는

 고요하고 두렷한 마음이

 경계를 대하면 화가 나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것입니다.

 

 대종사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의 성품(性品)은

 정(靜)한즉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동(動)한즉 능히 선하고 능히 악합니다.

  <대종경 성리품2장>

 

 사람의 마음은

 경계를 대하기 전에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건마는

 경계를 대하여서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습니다.

 

 성인(聖人)이라고

 경계를 대하여

 그 마음을 챙기지 못하면

 그 순간, 그 경계에서는 악할 수 있고

 

 아무리 못된 악인(惡人)이라도

 경계를 대하여

 한 마음 챙기면

 그 순간, 그 경계에서는 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인과 악인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원리를 알지 못하면

 선,악이 원래 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를 자포자기하거나 자만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볼 때도

 ‘저 사람은 원래 그래’하고 단정지어 생각하게 됩니다.

 

 이 원리를 알지 못하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마음을 죽이는 공부, 어리석은 공부를 하게 됩니다.

 보조국사 지눌은 <수심결>에서

 마음의 원리를 알지 못하고

 참는 공부를 하는 것은

 바위로 풀을 눌러 놓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 참는 공부가 익으면

 몸과 마음이 편한 것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롭지 못함이

 마치 한 물건이 가슴에 걸려 잇는 것 같아서

 불안한 모습이 언제나 앞에 나타납니다.

 

 드넓은 땅 위에

 풀도 꽃도 자라지 않는다면

 그 땅은 생명을 잃은 죽은 땅일 뿐입니다.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요란함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정을 세우자.”

 

 잡초를 뽑기 위해 잡초를 뽑는 것이 아니라

 다만 곡식을 키우기 위해 잡초를 뽑듯이

 마음의 평화와 지혜, 행복을 위해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을 없게 하는 것입니다.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을

 없애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산종사의 말입니다.

 

 본래 선악 염정(染淨·더러움과 깨끗함)이 없는

 우리 본성에서 범성(凡聖·보통 사람과 성인)과 선악의 분별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 본성(本性·마음)에

 소소영령(昭昭靈靈·밝고 신령스러운)한 영지(靈知)가 있기 때문이니,

 

 중생은 그 영지가 경계를 대하며

 습관과 업력(業力)에 끌리어 종종의 망상이 나고,

 부처는 영지로 경계를 비추되 항상 자성을

 회광반조(廻光返照)하는지라 그 영지가 외경에 쏠리지 아니하고

 오직 청정한 혜광(慧光)이 앞에 나타나나니,

 이것이 부처와 중생의 다른 점이니라.

  <정산종사 법어 원리편>


      마음을 잘 사용하는 법 <마음공부>(오덕진 엮음, 원불교대학원대학교 펴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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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페이스북 : hoo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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