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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

홍동완 2018. 0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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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일 저녁에는 공동체 가족회의가 있습니다. 보통 가족회의 때에는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있을 일들을 계획하고 서로 격려, 축복, 충고하는 시간입니다. 얼마 전 주일 저녁에 식사를 마치고 야외에서 가족 모임을 가졌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밤공기는 약간 싸늘했지만 모닥불과 잘 어울리는 밤이었습니다. 밭에서 캔 감자와 고구마를 나중에 먹기 위해 모닥불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 반달이 환하게 빛을 비추면서 엷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와 찬양을 드렸습니다. “God is so good, God is so good. He is so good to me.”그때 저는 식구들에게 평상시 하던 대로 회의를 하지 않고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어떻게 밤하늘에 달과 별들이 존재할까?”“우리의 생김새는 왜 이럴까?” “인간과 우주 만물이 창조되기 전에 하나님은 어떻게 존재하셨을까?” 위의 질문들은 신학적이거나 혹은 철학적인 질문이 아닙니다. 무엇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존재의 신비함 때문에 생긴 질문들이었습니다. “정말 신비하다고 생각하지 않니?”라는 말에, “정말 신비해요.” 딸 샤론이가 대답했습니다. 


나의 존재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질문과 묵상을 하면 호흡이 멈추는 듯한 신비감을 맛봅니다. 존재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신비합니까! 흘러가는 맑은 물을 두 손으로 모아 쥐고 한 동안 바라봅니다. 그 후에 물을 마시면서 나와 물의 존재의 신비감에 빠져듭니다. 때때로 육체의 욕망에 흠뻑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도 있고, 분노의 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는 신비하기만 합니다.  


마침 그때 반딧불이 5~6마리가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샤론이가 어둔 밤을 무서워하지 않고 “너무 예뻐, 너무 예뻐”를 연발하면서 반딧불이를 잡겠다고 뛰어다닙니다. 샤론이와 함께 반딧불이를 쫓다가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조심스럽게 손위에 올려놓고 꽁무니에 야광의 영롱한 채를 발하는 작은 피조물의 존재의 신비함에 흠뻑 젖어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얼마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반딧불이가 더욱 소중했습니다. 


근본적인 질문들을 하면 그나마 내 영혼이 정결하게 되고 수많은 무거운 삶의 짐들이 어깨에서 벗어지는 듯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저의 영혼은 많은 위로를 얻게 됩니다. “정직한 질문이 정직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 프란시스 쉐퍼의 말처럼 정직한 질문을 하나님 앞에 있는 나에게 할 때, 그 정직한 해답을 얻게 됨으로 인한 기쁨을 경험합니다. 저는 오늘도 근본적이 질문 앞에 서 있기를 원합니다. 근본적인 질문은 나의 영혼을 정화시켜 줍니다. 근본적인 질문은 나를 겸손하게 합니다. 근본적인 질문은 나의 존재를 귀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도 귀하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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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완
강원도 홍천 산골마을 도심리에 2002년 들어갔다. 들풀 같은 농부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저서로 <들풀 위에 깃든 사랑>이 있다.
이메일 : gwmfish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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