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교회라는 이름의 유대교

휴심정 2017. 01. 22
조회수 2829 추천수 0

 크기변환_예수와 제자들.jpg » 예수와 12제자들. 예수를 비롯한 12제자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남편 요셈, 사도 바울까지 모두 유대인이다.



 인간의 전체 역사를 통해 오늘날까지 읽을 만한 것으로 남은 어떤 저서에 의하면 선악의 싸움의 상징은 `로마 대 유대, 유대 대 로마'를 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싸움보다, 이 문제 제기보다, 이 불구대천의 대립보다 더 큰 사건은 없었다.


 로마는 유대인을 반자연 자체와 같은 것으로, 마치 자신과 정반대되는 괴물과 같은 것으로 느꼈다. 로마에서 유대인은 `전 인류를 증오하는 죄를 지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인류의 구원과 미래를 귀족적 가치, 즉 로마적 가치의 절대적인 지배와 연관시키는 것이 옳다면, 이는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유대인은 로마에 대해 어떻게 느꼈던가? 이는 수많은 징표에서 알아맞힐 수 있다. 그러나 가슴 깊이 묻어둔 복수심의 폭발을 적은 모든 기록물 중에서 가장 황폐한 저 요한묵시록을 다시 한번 마음에 단단히 새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그건 그렇고 사람들은 이 증오의 책에 사랑의 사도의 이름을 기록하고, 그리고 사람을 열광적으로 반하게 하는 저 복음을 바로 사도의 것으로 해버린 기독교적 본능의 심오한 논리정연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수많은 문헌을 날조하는 일이 필요했더라도 그 안에는 하나의 진리가 숨어 있다.)


 로마인은 강자이자 고귀한 자이다. 그들보다 강하고 고귀한 자는 지금까지 지상에 존재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사람들은 그런 조냊가 있을 거라고 꿈꾸어 본 적도 없었다. 그들이 남겨 놓은 하나하나의 유물, 하나하나의 비명은 만일 거기에 무슨 글이 쓰였는지 알 수 있다면 우리를 크게 매료시킬 것이다. 이와 반대로 유대인은 유달리 원한을 품은 사제적 민족이며, 민중 도덕에 관해 비할 데 없는 독창성을 발휘한 민족이다. 이와 유사한 재능을 지닌 민족들, 예컨대 중국인과 독일인을 유대인과 비교해 보면 어느 쪽이 제1급이고 어느 쪽이 제5급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로마와 유대 중에 어느 쪽이 승리를 거두었는가?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늘날 로마 자체에서, 그리고 로마에서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거의 전반에 걸쳐, 즉 인간이 길들여져 있거나 길들여지기를 바라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모든 최고 가치의 진수로 여기고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 좀 생각해 보라. 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세 명의 유대인 남자와 한 명의 유대인 여자(나세렛 예수, 어부인 베드로, 양탄자 짜는 사람인 바울, 그리고 처음에 언급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이다. 로마가 의심의 여지없이 멸망했다는 사실은 크게 주목할 만하다. 물론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 고전적 이상이, 모든 사물에 관한 고귀한 가치 평가방식이 무시무시할만치 찬란하게 부활했다. 로마 자체가 전 세계적인 유대교 교회당의 모습을 하고 '교회'라 불리는, 자기 머리 위에 세우진 유대화된 새로운 로마의 압박을 받으며, 마치 가사 상태에서 깨어난 자처럼 몸을 꿈틀거렸다. 그러나 곧장 유대는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저 철저하게 천민적인 (독일과 영국의) 원한 운동 덕분에, 그리고 종교개혁의 결과 필연적으로 뒤따른 교회의 부활과 또한 고전적 로마에서 그랬듯이 무덤 속처럼 예스런 깊은 정적의 부활 덕분에 다시 승리를 거두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그때까지보다 심지어 더 결정적이고 심오한 의미에서 유대는 또 한 번 고전적 이상을 누르고 승리를 거두었떤 것이다. 이로써 유럽에 존재했던 최후의 정치적 귀족주의, 즉 17,18세기 프랑스의 정치적 귀족주의가 민중의 원한 본능으로 인해 붕괴하고 말았다. 일찍이 지상에서 이보다 더 큰 환호성, 이보다 더 열광적인 함성이 들린 적이 있었던가!


  <도덕의 계보학>(프리드리히 니체 지금, 홍성광 옮김, 연암서가 펴냄)에서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휴심정
도그마의 감옥을 박차고 나와 깨달음과 행복을 위한 고무 찬양이 난발하는 곳, 그래서 더욱 알아지고 깊어지고 열리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는 곳, 단 1분도 쉬지 못하는 마음이 쉬는 곳, 잠시 뒤면 소란이 다시 몰려올지라도 1분만이라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휴심정 休心井입니다.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진정한 대장부란

    휴심정 | 2017. 08. 12

    뜻을 이뤄 부귀를 누리게 되었다 해도 그것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 성인과 내가 같은가 다른가

    휴심정 | 2017. 08. 12

    보람 있고자 하여 무슨 일을 이룩하려고 크게 힘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순임금같이 훌륭해질 수 있는 것이다.'

  • 도는 사람을 떠나지않는다

    휴심정 | 2017. 08. 02

    "잡으면 있고 놓아버리면 없어진다."

  • 역학은 미신? 상생의 문명 여는 문역학은 미신? 상생의 문명 여는 문

    조현 | 2017. 07. 28

    일부 김항의 <정역>(正易)이 동아시아의 역학문명에서 문명진화적 상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일범 성균관대학교 유학과 교수는 <정역> 연구의 대가인 학산 이정호(1913~2004)전집 13권 출간을 기념한 학술세미나에서 “학산 선생은 19세기...

  • 루터가 말한 개혁이란 회개란

    휴심정 | 2017. 07. 18

    오직 내적인 회개만 의도하는 것은 아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