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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야 성공한다”는 김정운 명지대 교수가 말하는 재미와 행복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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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요?” “요즘 젊은이들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선 나도 아는 바 없어. 내 관계도 힘든데. 알아서 헤쳐나가.”

“청춘에게 한 말씀?” “난 누구 가르치는 거 싫어해. 집에서도 애들한테 훈계는 잘 못하고 대신 삐치는 건 잘해.”

헐,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 지난 4일, 대학생 세명과 기자는 인생의 재미를 찾기 위해 ‘재미주의자’로 유명한 김정운(49)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를 만나러 갔다. 평소 톡톡 튀는 주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 그는 예상대로 예상을 벗어나는 답변을 쏟아내 학생들을 긴장시켰다. 거침없는 달변 속에는 흔히 말하는 ‘정답’이란 게 없었다. 하긴, 인생의 정답을 찾으려 했거나 듣고 싶은 말을 들으려 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게 맞다. 김정운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알아서 헤쳐나가”라며 인생살이에서도 요즘 대세인 ‘자기주도학습’을 적극 권장하는 그의 철학은 무엇인지, 한 대학에서 잡지를 함께 만들며 청년들의 고민을 나누고 있는 김삼영·유지향·화강윤씨가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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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다는 게 도대체 뭔가?


화강윤
연구실이 마치 대통령 관저 같네요.

김정운 베스트셀러 저잔데 이 정도는 돼야지! (모두 웃음)

화강윤 어떻게 하면 베스트셀러 저자가 될까요?

김정운 많이 굴러다녀. 여기저기서 얘기 많이 듣고. 사람들이 공감하는 얘기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해. 가르치려고 하면 안 돼. 내가 글 쓰는 방식은 ‘난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야. 설사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저 사람 이야기 일리 있다’ 정도 반응이면 돼. 진리가 아니라 일리! 모두 진리를 얘기하려니까 싸움이 일어나는 거야.

김삼영 교수님은 늘 ‘잘 놀아야 성공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런 인생철학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요?

김정운 내가 그런 얘기 하니까 사람들이 날 잘 노는 사람인 줄 아는데, 난 잘 노는 사람이 아니야. 대신 안 놀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알지. 사람들은 흔히 한국 사회의 문제를 사회·경제적 불평등이나 자유·민주주의 억압의 문제로 설명을 해. 틀린 얘기 아냐. 다 맞아. 근데 문제는 그 얘기만 한다는 거야. 민주주의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삶이 행복해지고 재밌어질까? 자유·민주·평등 이런 것들을 난 수단적 가치라고 생각해. 이와 동시에 무엇을 위한 자유이고 평등인지, 궁극적 가치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해. 수단적 가치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는데, 재미와 행복이란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없어. 그래서 내가 얘기하기 시작한 거야. 한편으로 내 삶을 돌아보면, 내가 왜 이렇게 꼬이는가, 삶에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왜 재미없는가, 좋아하는 게 분명치 않은데 재미없지, 그럼 뭘 좋아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글 쓰는 거 좋아해.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걸 분명히 하는 것에서부터 해결책이 시작됐던 것 같아. 그러다 보니까 나도 즐거워지고 내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도 많아지고…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건 즐거운 일이지. 그래서 사람들한테 좋아하는 것 찾으라고 하는 것이고.

화강윤 남한테 인정받으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건 스스로의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김정운 나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남한테 인정받는 게 다른 차원은 아냐. 둘은 심리학적으로 같은 구조야. 남과 비교하기보다 과거의 나와 비교해 동기부여하는 사람이 용기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살겠지. 그런데 남한테 인정받는다는 게 돈 많이 벌고 높은 지위 얻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들어줄 수 있을 때야. 우리는 이야기하려고 살아. 생각해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이야기하려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그때가 다른 사람과 할 이야기를 찾아내려는 시간이기 때문이야.

유지향 혼자서 그냥 쉬고 생각하는 것도 교수님이 말하는 놀이에 포함되나요? 놀이의 정확한 개념이 뭔가요?

김정운 그런 것도 놀이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혼자 음악 듣고 글 쓰고 잡생각하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것.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놀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고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유지향 젊었을 때는 뭐 하고 노셨어요?

김정운 젊었을 땐 오직 국가와 민족에 대한 고민을 했지. (웃음) 나도 전형적인 학생운동 세대였는데, 이건 우리 세대가 갖고 있는 큰 문제야. 교조적인 부분 말이지. 국민교육헌장을 외울 수밖에 없었고. 국가와 민족 문제에 고민하는 걸 철저히 훈련받았지.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지.

김삼영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도 교수님한테는 놀이가 되지 못했던 건가요?

김정운 그 치열함과 사회변화에 대한 신념이 한편으론 놀이가 됐고 한편으론 되지 못했지. 그런데 그것만으로 삶 전체를 이끌어나갈 수가 없더라고. 밥 먹고 살아야 하고 결혼하고 애 키워야 하고… 이런 구체적인 삶 속에서 즐거움이 없으면 피곤하고 힘들어. 우리 땐 그런 식의 삶의 즐거움을 얘기하면 ‘프티 부르주아’ 취향이라고 비난받았지. 그 시대에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빠졌다는 게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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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정을 사는 거다

김삼영 ‘요즘 젊은이들은 분노하지 않고 생각 없이 산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정운 나도 젊은 시절에 치열한 분노 속에 살았어.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고. 난 다른 가치를 얘기하고 싶어. 자신이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걸 구체적으로 찾아보라는 거지. 자네들 학과가 사회학과, 역사학과, 신문방송학과라고 했는데, 그건 대학에서 짜준 커리큘럼일 뿐이야. 나는 예를 들면… 음… 창문학? 이런 거 공부하고 싶어. 왜 한국 건물이 후질까 고민해봤거든. 원인이 창문이야. 그렇다면 창문학을 해보는 거야. 요새 내가 만드는 학문이 있는데 ‘에디톨로지’, 편집학이야. ‘세상은 편집되는 거다’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보니 무척 재밌는 거야. 건축공간의 편집이야. 음악은 속도·박자·음높이의 편집. 이 나이에 세상을 판단하는 내 나름대로의 굉장히 중요한 기준을 얻은 거야. 그런 자세로 세상을 폭넓고 다양하게 보면 설득력 있는 얘기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화강윤 아 네. 선생님은 어떤 글에서 “재미는 존재의 근거이고 당위와 의무로는 내 삶을 설명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당위와 의무로 가득 찬 군대 2년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김정운 나는 학생운동 하다가 제적되고 강제징집 당해 최전방에서 3년을 보냈기 때문에 그 시절은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괴로운 시간이었지. 그때 미래가 뭐가 있겠어. 그런데 군대라는 것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데 어쩔 수 없는 거야.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많아. 과정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해. 군대에서 보급하는 ‘진중문고’라고 있는데, 난 항상 포켓에 넣어 다녔지. 책 볼 시간 없는 것 같지만, 훈련 나가 참호에서도 읽고 달빛 아래에서도 읽었던 것 같아. (학생들, 못 믿겠다는 눈빛) 진짜 달빛이 환하면 글이 보여. 달빛 아래서 편지도 많이 썼지. 내가 지금 남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객관적으로 베스트셀러 저자가 됐잖아? (웃음) 내 글쓰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군에서 편지 쓰는 걸로 갈고닦은 능력이야.

김삼영 주로 누구한테 쓰셨어요?

김정운 고참들이 편지를 쓰라고 시켰지. (폭소) 옛날 가요책 보면 펜팔이라고 맨 뒷장에 여자들 주소가 나와. 이름과 주소만 보고 편지를 썼는데 답장 오는 비율이 98%야. (웃음) 군대를 당위로만 받아들이면 힘든 거지. 내 나름대로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필요해. 우리는 과정을 사는 거야. 목표를 사는 게 아니야. 그런데 사람들은 목표만 얘기해.

화강윤 저의 가장 큰 문제는 게으른 거예요. 공부하고 책 읽자 마음을 먹지만 잘 안돼요.

김정운 게으르다는 것에 죄의식 가질 필요 없어. 게으르다는 건 인간의 에너지가 한쪽으로 많이 쓰였기 때문이야. 인간이 가장 창조적일 때가 멍하니 있을 때야. 게으르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지. 만약 만날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만 본다면 문제가 있지. 사유가 존재하는 게으름은 얼마든지 게을러도 돼. 멍하니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많은 생각을 하고, 문득 ‘내가 왜 이런 생각 하지?’ 하는 경우가 있다고. 흔히 ‘생각이 날아다닌다’고 하는데, 그럼 그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보라고. 천재와 또라이의 차이가 뭐냐면, 천재는 생각이 날아갔다가 이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 거슬러 찾아가. 또라이는 못 찾아가. (웃음)

화강윤 티브이를 부숴버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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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민거리를 ‘나의 행복’과 연결지어보자

김삼영 저희는 항상 불안해요. 뒹굴고 있으면 불안하고, 당장 8월말 토익 봐야 하고, 국어시험 봐야 하고. 난 여기서 뭘 하고 있지, 하는 불안감이 너무 커서 교수님이 말한 창조적인 게으름도 못하고, 휴식으로서 놀이도 못 즐기고, 그렇다고 정해진 목표치 달성도 힘들고… 과정 자체가 총체적으로 힘들어요.

김정운 인간은 다 불안하지. 내일 어떻게 될지 누가 알아? 불안하니까 어떻게든지 미래를 통제해보려고 지금 열심히 하는 건데… 그렇다고 미래가 통제되는 것도 아냐. 불안해서 열심히 하는 것과 즐거워서 열심히 하는 건 달라. 어떻게든 즐거워서 시작하는 걸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다들 불안감에 젖어 토익 공부하고 그러거든. 그러면 꼬이는 거야. 그때 꼬이면 평생 꼬여. 난 대학 때 꼬이니 45살까지 꼬여가지고. (웃음) 좋은 데 취직해봐야 얼마 가겠어. 내 친구들 좋은 데 취직했다가 이제 다 나와. 인생 길거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느릴지 몰라도, 삶이 훨씬 재밌어져. 그게 지속가능한 삶이야. 지속가능한 삶의 토대를 마련하는 시기가 젊은 시절이라고 생각해.

유지향 한 조사 결과를 보니, 우리나라에서 ‘지방’에 살고 ‘돈’과 ‘연인’이 없는 학생이 제일 불행하다고 나왔더라고요. 그런 학생들은 경험할 수 있는 폭이 좁은데 재미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김정운 그게… 나도 유학 시절 내내 주말마다 경비 일 하면서 돈 벌었어. 그렇다고 좋아하는 일 못 하지 않았어. 낚시 다니고… 즐거움을 찾아다녔지. 물론 최악의 힘든 경우도 있어. 그 문제를 모르는 게 아냐. 그러나 사람이 고통스러우려고 사는 게 아니거든. 내가 대학 시절 재밌게 보내야 한다고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걸 꼭 등록금 문제로 환원시켜서 내 문제제기를 가치 없는 걸로 만들어 버려. 요즘 학생들 알바하기 힘든데 당신은 한가한 소리나 한다고. 등록금 문제도 정말 중요하지만 즐겁게 사는 문제도 절실해. 등록금이 고민이라면, 등록금 문제가 과연 내가 추구하는 궁극적 행복, 가치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해. 나아가 내가 이 대학, 이 학과를 반드시 졸업해야 하는 건가 하는 문제까지 고민해야 하고. 만약 그렇다면 등록금 투쟁 해야지. 피부로 와 닿지 않으면 솔루션도 안 나오고 힘이 안 생겨.

유지향 교수님의 활동을 보면, 대중과 지식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활동에 어떤 사명 같은 게 있나요?

김정운 한국 지식인의 문제는 허위의식이야. 어렵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어려운 개념은 우리의 구체적인 삶을 설명하기 위해 생긴 건데, 대학교육에서 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체계가 빠지니까 학생들이 토익이나 공부하고 대학을 취직을 위한 장소로 생각하는 거지. 우리는 우리 학문을 안 해. 우리가 우리 시대를 처절히 고민한다면 거기에 맞는 언어를 사용해야지. 대중과 지식인이 괴리돼 있으니까 일반 사회에서는 막장드라마나 보고, 아이돌 허벅지 얘기나 하고. 우리 사회가 어디에 관심 있는지 인터넷에 떠도는 낚시성 제목들 보라고. 나는 내 삶의 과제가 있어. 삶의 다양한 차원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가능하도록 내가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면 내 삶도 재밌어질 수 있을 것 같아. 진행·정리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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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운 명지대 교수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개인연구실이자 여러가지문제연구소에서 청년 인터뷰어들과 삶의 재미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즐거움을 찾는 용기

그는 첫 만남부터 분주하고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의 외모는 아인슈타인의 천재성, 혹은 의외성을 연상시켰다. 양말을 거침없이 벗어던지는 행동에는 자유로움이 묻어났고, 연구실을 가득 메운 책들은 그의 사유가 얕지 않음을 암시했다. 그의 인상은 평소에 칼럼이나 강연장에서 즐겨 만나던 ‘김정운’이라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전동화처럼 풀어가는 그의 이야기는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진리’보다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공감’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그와 내가 함께 경험하고 공감하는 이야기에서 즐거움과 재미가 터져 나왔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잘 먹히는 구라’들을 통해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좀 다른 ‘일리 있는’ 말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맞다. 사람은 누구나 설득당하지 않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런 견고한 방패 위에 나만이 옳다는 논리의 창을 퍼부은들 어떤 문제도 해소될 수 없다. 하지만 이 시대의 담론들은 날카로운 창들뿐이고, 그런 살벌한 판에서 우리 청춘들은 점점 더 자기에게로만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다. 나를 포함한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진리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자신있게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웅크려 자신의 안전판만을 견고히 하는 데 노력과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삶이 주는 즐거움, 삶이 추구해야 하는 즐거움을 찾는 일은 자꾸만 수능 후로, 취업 후로, 집을 산 후로 유보되는 것이다.

서로 날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는 접점을 찾아간다면 갑갑한 소통의 단절도,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도 즐겁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청춘들도 더 밝은 표정으로 스스로를 세상에 내놓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과 격정적인 말투, 그러다가 가끔씩 해맑은 미소로 자기를 드러내 보이는 그의 모습은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다는 자신감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나는 불안감보다는 즐거움 속에서 삶을 만들어 나갈 작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화강윤

모든 자신감엔 근거가 있다

인터뷰 내내 나는 그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에 혀를 내둘렀다. 스펙과 등록금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자신의 삶에 빗대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보니 그의 근자감은 자신이 하고픈 일을 제대로 알고 그 길을 충실히 걸어가는 사람의 특권이었다. 역시, 모든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기 마련이다. 유지향

일리 있는 재미주의자

도무지 <한겨레>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 미디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사회구조의 문제는 배제하고선 개인의 문제로 모든 것을 치환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김정운이 <한겨레> 칼럼에 등장했을 때 당황했다. 그러나 막상 만나고 보니 그는 ‘일리’ 있는 재미주의자였다. 그와 이야기 나누며 누군가가 정해준 진리에 강박적으로 맞추어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재미있게, 일리있게 살고 싶다. 김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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